봄꽃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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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의 독서 / 정 현


드문드문 읽었던 바람에 밑줄 긋는 아침
밤새 둥근 달 한 권을 읽었는데도
미소가 활짝이다

두터운 햇살을 읽기에는 너무도 짧은 시간
여름까지 다 읽을 수 없을 텐데
화사한 봄기운에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초록 잎 책갈피 꽂고
흔들리는 마음을 허공에 잠시 기댄다

독서란 해와 달, 바람과 별들의 이야기

눈부신 햇살의 어구에 키가 자라고
바람이 주는 말에 짧은 생이 흔들린다

아늑한 달빛 숨소리 꽃술에 뿌리고
반짝이는 문장으로 가득 찬 별들의 이야기를
꽃잎에 주워 담는 밤

독서량이 늘어날수록 활짝 펴지는 얼굴
책 읽기 즐거움에 페이지마다 한 아름의 봄

한 줌의 책 읽기가 아쉬운 봄이 간다

한 생이 그렇게 간다


>출처 - <좋은글> 中에서-
>이미지 출처  - 무료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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